노인과 바다

헤밍웨이

Language: Korean

Published: Sep 9, 2025

Description:

주인공 산티아고 노인은 쿠바섬 해변의 오두막집에서 혼자 사는 홀아비 어부이다. 고독한 처지이지만 고기잡이를 배우고자 그를 잘 따르는 마놀린이라는 소년이 이웃에 살고 있다. 소년은 노인에게 유일한 말동무이자 친구이자 생의 반려자가 되어 주고 가끔 음식도 갖다 준다.

노인은 너덕너덕 꿰맨 돛을 단 작은 어선으로 멕시코 만까지 출어하지만, 젊었을 때는 힘이 장사였고 가장 솜씨 좋은 어부였음에도 세월과 더불어 힘과 운세가 다했는지 고기를 못 잡은 지가 벌써 84일간이나 계속되고 있다. 스페인어로 '살라오'라고 불리는 불운이다. 그로 인해 소년의 부모는 노인과 함께 바다에 나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85일째의 이른 아침, 노인은 작은 고깃배를 바다에 띄우고 혼자서 먼바다로 나간다. 점심때쯤 엄청난 대어[1]가 낚시에 걸린다. 어선보다도 2피트나 더 큰 고기로, 해저에서 잡아 올리기에는 무척 힘든 일이었다.

노인은 고기에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하여 참는다. 해 저문 9월의 바다는 춥다. 고기에게 끌려 노인은 배 안에 쓰러지고 눈이 찢어져 피를 흘리기도 하며 고기가 끄는 대로 따라간다.

이틀째 날 아침이 와도 고기는 여전히 힘이 줄지 않는다. 노인은 그새 소소하게 잡은 다랑어를 생고기로 먹으며 기운을 낸다. 또 해가 지고 어두운 바다에는 얼마 후 달이 떠오른다. 고기 역시 낚시에 걸려 꼬박 하루간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면서 여전히 노인의 고깃배를 끈다. 노인은 꾸벅꾸벅 잠이 드는데 사자들이 꿈속에 나타나기도 한다.

사흘째 날의 해가 떠오르고 노인은 지칠 대로 지쳐 있다. 고기는 둥근 원을 그리기 시작하고 조금씩 해면으로 떠오르며 뛰어오르자, 노인은 거대한 몸통과 자줏빛 무늬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고기와의 격투가 시작된다. 노인은 고기의 배 옆구리에다 작살을 들이박는다. 고기는 아름다운 몸통을 보이고서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으나 이내 은색 배를 내보이며 해면으로 떠오른다. 사방은 온통 피바다다. 노인은 꼬박 사흘간의 기 싸움과 몸싸움 끝에 마침내 잡은 고기를 배 옆에다 갖다 붙이고서 밧줄로 묶어 끌고 가기로 한다. 전체 길이 18피트(5.5미터), 무게 1500파운드(700킬로그램)나 되는 대물이었다.

노인은 운이 텄다고 생각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고기의 피 냄새를 맡은 상어의 추격을 받는다. 하나의 난관이 사라지자 또 다른 어려움이 닥친 것이다. 노인은 최초의 상어를 격퇴하지만 이어 두 마리 세 마리로 늘고 밤이 되자 아예 떼거지로 몰려온다. 노인은 닥치는 대로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 것을 무기로 하여 싸운다. 하지만 상어가 달려들 때마다 고기는 뭉텅이로 뜯겨나가고, 상어를 죽여도 고기 살은 점점 사라져간다.

결국 배가 해안으로 돌아왔을 때[2] 고기는 완전히 뜯겨나가 앙상한 뼈만 남아버리고, 노인도 노, 작살, 끝에 칼을 묶은 곤봉 등등 그나마 있던 장비들마저 상어 떼와 싸우는 과정에서 하나씩 잃어버리다가 결국 모조리 날려버리고 만다. 항구에 닿자 노인은 돛을 내려 감고서 지칠 대로 지친 몸으로 오두막집으로 들어가 물 한 잔을 마시고는 침대 위에 누워 깊이 잠들어 사자 꿈을 꾼다.